오랜만에 찾은 서울 성수동 거리는 붐비고, 활기가 넘치고 있었습니다. 곳곳에 진행 중인 ‘팝업 스토어’ 앞에 긴 줄이 있기도 하고, 눈길을 끄는 이색적인 상점 디자인, 이벤트, 판촉물도 가득했어요. 이곳에 지속가능 패션은 어떻게 자리잡고 있을까요?
팝업스토어(Pop-up store)는 특정 목적을 가지고 짧은 기간만 운영되는 임시 매장으로, 웹페이지의 팝업창처럼 갑자기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특성 때문에 생긴 이름입니다. 신제품 출시, 브랜드 홍보, 시장 반응 테스트 등에 주로 활용되고 있는데, SNS에 올릴 수 있는 인증샷의 공간이라는 점, 제품을 보는 것뿐 아니라 신선하고 재미있는 각종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MZ 세대의 인기를 끌고 있어요. 부동산 전문 컨설팅업체 스위트스팟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에만 677개의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고 해요. 하루 평균 3~4개가 등장하는 것이죠. 서울 성수동은 월평균 90개 이상의 팝업 스토어가 열려, 어른들을 위한 놀이공원, 팝업의 성지라는 별명이 생겼어요. ‘더현대 서울’도 2021년 팝업 스토어를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내세우며 문을 열었죠. 팝업 스토어는 소비자에게도 인기 있고, 기업에게도 효과적인 마케팅 방식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경험의 공간인 팝업 스토어에는 그 특성상 어마어마한 폐기물이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따라옵니다. 현실 속의 팝업 스토어는 웹페이지의 팝업창처럼 깔끔하게 사라지지 않아요. 폐기물 업계는 10평 내외의 팝업 스토어 한 곳에서 약 1톤의 폐기물이 발생한다고 추정합니다.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되는 팝업 스토어 하나가 철거될 때마다 평균 2~3톤의 폐기물이 나온다고 하고, 한 곳에서 최대 7톤 이상 폐기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해요. 2024년 한겨레 기사에 따르면, 2022년 성수동에서 팝업 스토어가 크게 성행하면서, 하루에만 1톤 트럭이 최대 20차례 오갔다고 해요. 서울특별시 기본 통계에 따르면, 성동구 내 사업장 일반 폐기물 배출량은 2018년 51.2톤에서 2022년에는 518.6톤으로 늘어났어요. 무려 10배 이상 증가한 것이죠. 성동구청은 이 증가량 상당 부분이 팝업 스토어 폐기물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요. 이때 발생하는 폐기물은 건설 폐기물이 아니라 사업장 일반 폐기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팝업 스토어 용으로 자주 제작되는 대형 FRP(섬유 강화 플라스틱)는 재사용이 어렵고, 비용 절감을 위해 주로 사용되는 저렴한 가벽, 부스, 현수막, 플라스틱 합판 등의 자재는 철거 중에 파손되며 재활용이 불가능해 집니다. 팝업 스토어 운영 기간 동안만 짧게 사용된 자재와 부품들은 대부분 폐기되어 소각장과 매립지로 향하게 되는 것이죠. 성동구청은 팝업 스토어 폐기물 처리 관련 규정을 마련하고 다회용컵 지원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지만, 강제성이 없는 상황이기에 그 관리에 한계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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