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로웨이스트 패션’이란?
The Global Fashion Agenda의 연구 자료에 의하면, 매년 전 세계에서 9,200만 톤의 섬유 폐기물이 발생해 소각되거나 땅에 매립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옷을 만드는 과정 중에 발생하는 쓰레기는 어느 정도일까요? 치마를 한 벌 만든다고 생각해 볼게요. 옷감 위에 치마 모양의 선을 그으면, 선 바깥쪽 옷감은 버려집니다. 이런 식으로 옷이 완성되기까지 많은 폐기물이 나오게 되죠. 시드니 공과대학의 패션과 섬유학 교수 티모 리사넨(Timo Rissanen)에 따르면, 패션 디자인 작업 과정에서 평균 15%의 직물이 버려진다고 합니다. 대량 생산과 소비가 지속되면서, 사용 후 버려지는 패션 폐기물은 물론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봉제원단폐기물 문제도 심화되고 있어요. 봉제원단폐기물은 표본, 패턴 제작 등 원단을 재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투리 쓰레기를 의미해요. 2024년 기준, 서울시에서 하루 평균 발생하고 있는 봉제원단폐기물은 약 84톤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시에서는 올해부터 폐기되는 원단을 재활용하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지금까지는 폐기물의 60%가 넘는 양이 소각이나 매립되어 왔어요. 패션 제품의 제작 단계부터 자원을 절약하고 폐기물 감소를 위해 노력한다면, 환경 보호 뿐 아니라 비용 절감과 같은 경제적 이점도 낳을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문제 의식에서 출발한 다양한 패션 디자인과 제품들 역시 존재합니다. 디자인 및 제작 시 폐기물을 최소화한 디자인 설계,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활용한 디자인, 재고 의류나 생활 폐기물 등을 활용한 업사이클링 디자인을 사례로 들 수 있어요. 이런 시도 중 하나인 ‘제로웨이스트 패션((Zero Waste Fashion)”은 버려지는 원단을 최소화한 제작 방식을 뜻해요. 기존 원단이나 재료를 최대한 활용하고, 의류 혹은 기타 재료 폐기물을 최소화함으로써 환경에 끼치는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지속가능성을 실현하고자 해요. 이 주제를 연구해 온 연구자 국혜승(2016)에 따르면, ‘제로웨이스트 패션 디자인’은 디자인 단계부터 낭비되는 원단이 없도록 기획, 설계하며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디자인 방식입니다. 구체적으로, 봉제원단폐기물이 발생하지 않는 패턴이나 재단 방식을 적용한다고 볼 수 있어요. 해당 논문에 따르면, 제로웨이스트 패션 디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요. 첫째, 원단 폐기물을 전혀 생성하지 않는 디자인 방식입니다. 제조 과정에서 낭비되는 원단이 없도록 디자인 단계부터 사전에 철저히 계획하고 설계하는 것이죠. 둘째, 약간의 원단 폐기물은 발생시킬 수 있지만 창의적인 패션 디자인으로 제로 웨이스트 지향하는 디자인도 있습니다. 셋째, 패션 제품의 사용 기간 늘리는 방법을 모색하는 패션 디자인이에요. 내구성이 좋은 소재를 사용하거나 튼튼히 오래 사용할 수 있는 봉제 방식 등이 포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