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테바(Teva)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테바의 이름은 히브리어로 '자연(Nature)'을 뜻합니다. 이 이름이 우연이 아닌 이유는, 브랜드의 탄생 자체가 자연 속에서 시작됐기 때문이에요.
1984년, 미국 애리조나 주의 그랜드 캐니언(Grand Canyon). 강 래프팅 가이드로 일하던 마크 대처(Mark Thatcher)는 매일 강물을 건너며 한 가지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물속에서도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면서 젖어도 금방 마르는 신발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그는 직접 만들기로 했습니다. 낡은 플립플랍에 벨크로 시계 밴드 두 개를 덧대는, 지금 생각하면 허술하기 짝이 없는 방법으로요. 그런데 이 조잡한 발명품이 동료 가이드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어요. '스포츠 샌들'이라는 장르 자체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테바는 설립 이후 아웃도어 마니아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졌습니다. 강, 계곡, 사막 트레일 어디서든 보이는 익숙한 스트랩 샌들이 됐어요.
2002년에는 글로벌 풋웨어 기업 데커스 브랜드(Deckers Brands)에 인수되면서, 더 체계적인 환경 경영 체계를 갖추게 되었습니다. 40년이 지난 지금도 테바의 핵심 정체성은 변하지 않았어요. 자연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신발, 그리고 그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는 책임감. '자연'을 의미하는 이름처럼, 자연을 이용하는 주체에서 자연을 보호하는 동반자로의 전환이 테바가 40년간 걸어온 길입니다.
2. 테바가 말하는 지속가능성이란?
많은 브랜드가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구체적인 수치 없이는 빈말이 됩니다. 테바는 이를 수치로 증명하는 방식을 택했어요.
테바의 지속가능성 전략은 모기업 데커스 브랜드의 'Creating Change' 프로그램과 SBTi(과학 기반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 Science Based Targets initiative)에 근거합니다. SBTi는 파리 협정의 1.5℃ 목표에 맞춰 기업이 얼마나 탄소를 줄여야 하는지를 과학적으로 계산해 주는 국제 기관이에요. 테바는 이 기준에 따라 스코프 1(직접 배출), 스코프 2(에너지 간접 배출)뿐 아니라 공급망 전반의 스코프 3(기타 간접 배출)에 대한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2040년까지의 정량 목표>
- 온실가스(GHG): FY19 대비 신발 켤레당 온실가스 35% 감축
- 수자원: FY19 대비 신발 켤레당 물 사용량 45% 절감
탄소 배출의 99%는 공급망에서 발생합니다. 어떤 공장에서, 어떤 소재로, 어떻게 만드느냐가 테바 지속가능성의 핵심 질문입니다.
온실가스 감축은 목표(35%)를 이미 넘어섰고, 물 사용량 감축은 목표(45%)에 아직 못 미칩니다(38.80%). 잘된 것만 앞세우지 않고 미달 현황도 함께 공개하는 태도가 신뢰를 주고 있어요.
3. 테바가 만드는 지속가능한 제품은?
테바 코리아 공식 사이트 전 제품 중 소재 혁신성·제조 공정·내구성을 기준으로 엄선한 5가지 제품입니다.
(1) 오리지널 유니버설 리바이브 (Original Universal Revive)
1984년 오리지널 디자인을 그대로 살리면서 소재는 완전히 새롭게 바꾼 모델이에요. 샌들의 핵심인 스트랩은 100% REPREVE 원사로 제작해 버진 폴리에스터와 동등하거나 더 높은 인장 강도를 구현했습니다. e-dye 무물 염색도 적용해 색상 가공에 쓰이는 물도 85% 이상 줄였어요. '과거의 디자인, 미래의 소재'라는 테바의 지속가능성 철학이 잘 담긴 제품입니다.
(2) 하이드라트렉 샌들 CT (Hydratrek Sandal CT)
원사 단계에서 색을 입히는 에코 다잉 기법을 적용한 스트랩 샌들입니다. 전통적인 염색 공정에서 발생하는 수질 오염을 줄인 것이 특징입니다.
(3) 허리케인 XLT2 (Hurricane XLT2)
추적 가능한 Unifi®의 REPREVE® 폴리에스터 웨빙을 사용한 샌들입니다. 제조 과정의 탄소 발자국을 관리하면서도 높은 내구성으로 오래 신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4) 리엠버 터레인 (Reember Terrain)
캠핑과 아웃도어를 위한 하이브리드 슈즈로, 갑피에 100% 재생 립스탑(Ripstop) 소재를 사용했어요. 격자무늬 보강 덕분에 험한 환경에서도 잘 찢어지지 않아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PFC 프리(PFC-free) 발수 코팅이 적용되어 자연에 잔류하는 독성 물질이 없어요. 실내외 겸용이 가능한 슬립온 형태로 신발의 활용도 자체를 높인 것도 돋보입니다.
(5) 그랜드뷰 맥스 샌들 (Grandview Max Sandle)
LWG 인증 가죽과 재활용 나일론·폴리에스터를 함께 써서 무게를 줄이고 통기성을 높인 프리미엄 하이킹 슈즈예요. 비브람(Vibram) 메가그립 아웃솔로 내구성을 극대화해 한 켤레가 오랫동안 기능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좋은 제품을 오래 쓰는 것이 가장 친환경적이다'라는 원칙을 하이엔드 라인에서 직접 보여주는 사례예요.
신발 한 켤레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중 가장 큰 비중이 소재 단계에서 발생합니다. 어떤 재료를 어디서 어떻게 가져오느냐가 제품의 탄소 발자국을 결정하는 첫 번째 질문이에요.
(1) REPREVE® — 버려진 플라스틱 병으로 만드는 샌들 스트랩
테바 샌들의 상징인 스트랩(Webbing). 발을 감싸는 이 끈이 2020년부터 모두 REPREVE®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만들어집니다. REPREVE®는 미국 섬유 기업 유니파이(Unifi)가 개발한 소재로, 매립지나 바다로 흘러갈 뻔한 플라스틱 음료병을 수거, 세척, 분쇄해 고강도 섬유로 만들어요. 새 플라스틱(버진 폴리에스터) 대비 에너지 소비는 약 45% 낮고, 수자원 오염은 20% 이상 줄어듭니다.내구성이나 속건성 같은 아웃도어 본래의 기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요.
(2) LWG 인증 가죽
가죽은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제조 공정이 문제입니다. 무두질(Tanning) 공정에는 크롬 등 중금속과 대량의 물이 사용되고, 처리되지 않은 폐수가 강과 토양을 오염시켜요. 테바는 LWG(가죽 작업 그룹, Leather Working Group) 인증으로 이를 관리합니다. LWG 인증은 에너지 소비량, 물 사용 및 재활용률, 화학물질 종류와 배출 농도, 폐수 처리 방식을 평가해 실버(Silver) 이상 등급을 부여해요. 이 인증을 통해 약 910만 MJ의 에너지와 5억 790만 갤런의 물을 절약했습니다.
(3) 그 밖의 지속가능한 소재들
• BCI(Better Cotton Initiative, 더 나은 면화 이니셔티브) 인증 면화: 살충제 사용을 줄이고 농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식으로 재배된 면화를 사용해요.
• 오가닉 코튼 & 대마(Hemp): 환경 부하가 적은 천연 섬유의 비중을 꾸준히 높이고 있습니다.
• 비건(Vegan) 라인업: 동물성 원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는 비건 스타일을 매 시즌 선보여 소비자의 가치 소비 선택지를 넓히고 있어요.
• PFC 프리(PFC-free) 발수 코팅: 영구적으로 환경에 잔류하는 과불화화합물(PFCs) 대신 식물 기반 친환경 발수 처리를 적용해 생태계 독성을 원천 차단하고 있습니다.
• e-dye 무물 염색: 섬유를 뽑기 전 단계에서 안료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물 세척 없이도 선명하고 견고한 색상을 구현해요. 폐수 발생이 거의 없습니다.
신발은 대부분 브랜드가 직접 소유하지 않는 위탁 공장에서 생산됩니다. 테바도 마찬가지예요. 위탁 공장에서 발생하는 탄소는 누가 책임질까요? 테바는 '직접 소유하지 않아도 관리할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계약과 평가 시스템으로 구체화했습니다.
(1) 완전 탈석탄(Coal Phase-out)
석탄은 전력 생산 방식 중 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에너지원입니다. 천연가스보다 약 2배, 태양광·풍력과 비교하면 수십 배나 많은 탄소를 배출하죠. 데커스 브랜드는 2030년까지 공급망 내 모든 석탄을 퇴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회계연도 2025(FY25) 기준, 현재 1차 협력사(Tier 1) 전체에서는 이미 달성했습니다.
새 제조 파트너를 선정할 때도 석탄 사용 여부를 필수 평가 항목으로 반영해요.
(2) HIGG FEM 기반 환경 모니터링
테바는 1차(Tier 1) 및 2차(Tier 2) 공급업체에 Worldly(구 HIGG)의 시설 환경 모듈(FEM, Facility Environment Module)을 적용해요. FEM은 공장의 에너지 사용량, 물 소비량, 폐기물 처리 방식을 수치로 평가하고 관리하는 국제 표준 도구입니다. 이를 통해 어느 공장에서 어느 만큼의 환경적 부하가 발생하는지 투명하게 파악하고 개선을 유도해요.
(3) 재생 에너지 도입 & 사회적 책임
본사와 직영 시설은 물론, 제조 파트너사들이 태양광 등 재생 에너지를 설치하도록 장려하고 지원합니다. 재생 에너지 설비를 도입한 파트너사에게는 가산점을 부여하는 인센티브 구조를 운영해요.
(4) 노동 인권
사회적 책임 면에서는 'International Accord(국제 협약)' 가입과 'Transparency Pledge(투명성 서약)' 이행을 통해 공급망의 투명성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정기 감사를 통해 노동자의 안전과 적정 임금 지급 여부도 꾸준히 점검해요.
다만, 환경 성과에 비해 공급망 내 생활 임금 지급에 대한 제3자 기관의 평가는 아직 낮은 수준이에요. 옥스팜 오스트레일리아 등 시민단체에서 더 투명한 임금 공시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이 부분의 개선이 필요합니다.
신발이 아시아 공장에서 만들어져 소비자 손에 닿기까지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합니다. 운송 수단에 따라 탄소 배출이 크게 달라져요. 항공은 빠르지만 해상 운송보다 탄소 집약도가 수십 배 높습니다.
(1)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운송 파트너십
테바 제품은 아시아에서 생산되어 전 세계로 운송돼요. 긴 이동 거리만큼 물류 과정의 탄소 배출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테바는 이 문제를 줄이기 위해 머스크(Maersk)의 'ECO Delivery' 서비스를 활용해요.
일반 컨테이너선은 벙커 오일(Bunker Fuel, 저급 화석 연료)을 태우는데, 오염이 매우 심한 에너지원이에요. 머스크의 ECO Delivery는 폐식용유 기반 바이오 연료나 친환경 메탄올을 사용해 기존 화석 연료 대비 온실가스를 최대 85%까지 절감할 수 있습니다. 이 파트너십은 2024년 물류 업계 우수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어요.
(2) 친환경 물류센터
테바는 미국 모레노 밸리(Moreno Valley)와 무어스빌(Mooresville)에 있는 물류 배송 센터(DC)에서 LEED 골드(Gold) 인증과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골드 인증을 동시에 받았습니다. LEED 인증은 건물의 에너지·수자원 효율을, 제로 웨이스트 인증은 운영 중 발생하는 폐기물 관리 수준을 국제 기준으로 검증한 것이에요.
운송 단계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전체 운송 구간별 탄소 배출 데이터는 아직 충분하지 않기도 하네요.
포장재는 소비자가 상자를 뜯는 순간 쓰레기가 됩니다. 아무리 좋은 제품도 과도한 포장은 환경 부담을 남겨요. 테바의 포장 전략은 '포장 자체를 줄이고, 남은 포장은 친환경 소재로'라는 원칙에서 출발합니다.
(1) 플라스틱 포장 사실상 제거
현재 테바 신발 포장재 중 플라스틱이 차지하는 비중이 2% 미만입니다. 신발 고정용 플라스틱 고리, 방습제를 감싼 비닐, 투명 보호 포장 등을 모두 제거하거나 재활용 가능한 종이 소재로 대체한 결과예요.
(2) FSC 인증
테바의 모든 신발 박스와 태그는 FSC(산림관리협의회, Forest Stewardship Council) 인증 소재로 만들어집니다. FSC 인증이란 나무를 베어 종이를 만드는 과정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국제 기관이 검증한 것이에요. 5년간 약 32.1만 그루의 나무를 보호하는 효과를 거뒀습니다.
(3) 포장 설계 개선
박스의 무게·부피를 줄이면 포장재 사용을 줄이는 효과와 더불어 같은 트럭에 더 많은 박스를 실을 수 있어 운송 과정의 탄소 배출도 줄게 됩니다. 테바는 이 연쇄 효과로 켤레당 포장 관련 온실가스를 28.5% 줄였습니다.
신발은 재활용하기 가장 어려운 소비재 중 하나입니다. 밑창(EVA 폼, 고무), 스트랩(폴리에스터), 안창(폴리우레탄), 접착제 등 수십 가지 소재가 단단히 붙어 있기 때문에 이것을 분리해 재활용하려면 현재 기술로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듭니다. 테바는 이 어려운 문제에 두 가지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어요.
(1) 테바포에버(TevaForever) 프로그램
테바는 2021년 업사이클링 전문 기업 테라사이클(TerraCycle)과 협력해 'TevaForever'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테바포에버(TevaForever)'는 미국 시장에서 운영 중인 제품 회수·재활용 프로그램이에요. 소비자가 다 닳은 테바 샌들을 무료로 보내면, 테라사이클(TerraCycle)이 이를 수거해 분쇄하여 운동장 바닥재나 놀이터 매트 등 새로운 건축 자재로 재탄생시켜요.
(2) 폐쇄 루프(Closed-loop) 연구
테바포에버 프로그램은 그 자체로도 훌륭하지만, 더 낮은 품질의 용도로 만드는 '다운사이클링(Downcycling)'에 해당합니다. 진정한 순환 경제까지는 아니죠. 그래서 테바는 다운사이클링을 넘어, 낡은 샌들을 다시 새 신발의 소재로 사용하기 위해 'Fashion for Good'의 'Closing the Footwear Loop'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고 있어요. '폐쇄 루프(Closed-loop)' 시스템을 개발해 업계 공동의 기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해요.
(3) 제품 수명 연장 전략
오래 쓰는 제품이 지구를 위한 가장 좋은 선택이에요. 테바 코리아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샌들 세척법과 보관 방법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EVA 미드솔은 고온의 직사광선에 노출되면 수축하거나 쿠션이 줄어들 수 있는데, 응달 건조와 중성 세제 사용법을 안내해 신발이 더 오래 기능하도록 돕고 있습니다.
또한 단순한 기능과 최소한의 부품 구성으로 만들어진 테바 샌들은 구조 자체가 단순해서 접착제와 부자재 사용이 적어요. 이는 나중에 분해하거나 재활용할 때도 훨씬 유리한 설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