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보네(BONNE)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보네(BONNE)는 2014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출신 디자이너 보네 레인(Bonne Reijn)이 만든 유니섹스 수트 브랜드예요. 현대의 과잉 소비에 반대하며 오래 입을 수 있는 철학을 내세우고 있어요.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던 보네 레인은 패션의 한계와 단순한 공식을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누구에게나 어떤 상황에서든 어울릴 수 있는 옷을 만들고자 했어요. 그 결과 탄생한 첫 제품이 ‘보네 수트(Bonne Suit)’입니다. 블랙과 화이트 각 50벌을 거실에서 선보였는데, 출시와 동시에 완판되며 브랜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죠.
보네 수트는 성별, 나이, 사회적 기대에 얽매이지 않고 누구의 옷장에서든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옷을 지향합니다. 격식 있는 자리에도, 캐주얼한 자리에도 어울리며, XXXS부터 XXL까지 폭넓은 사이즈를 제공합니다. 전통적으로 엘리트 계층의 상징이었던 수트를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일상복으로 재해석하며, ‘패션의 민주화’를 추구하고 있어요.
브랜드 철학은 디자이너의 어린 시절 경험에서 비롯되기도 했습니다. 그는 고모할머니이자 조경 건축가였던 미엔 루이스(Mien Ruys)의 정원에서 보낸 시간과, 어릴 적 작업복 스타일의 오버올, 그리고 어머니가 칠해준 나무 나막신에서 영감을 얻었습니다. 실제로 나막신은 보네 로고가 되기도 했죠.
2. 보네가 말하는 지속가능성이란?
보네의 지속가능성은 ‘가난한 이의 수트(the poor man’s suit)’라는 개념에서 출발해요. 디자이너 보네 레인은 수트를 단순한 의복이 아니라, 사회적 계층과 성별, 나이, 문화적 배경을 넘어서는 평등의 상징으로 바라봅니다. 수트를 통해 개인의 스타일을 표현하면서도, 패션 산업의 과잉 소비와 계층화를 비판하고 있어요.
그는 오늘날의 패션이 끊임없는 새로움, 끝없는 선택지, 독특함에 집착하며 더 빠른 소비와 더 많은 소비를 조장한다고 지적합니다. 이미 패션 산업은 과잉 상태에 있으며, 이에 대한 해답은 ‘패션에서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하죠. 보네 수트는 다양함을 위한 다양성이 아니라, 모든 이에게 어울리고, 모든 상황에서 입을 수 있으며, 평생 함께할 수 있는 옷을 지향합니다.
보네는 스타일이 단순히 옷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대신 고품질의 다용도 제품을 통해 사람들에게 ‘더 적게 사고, 더 오래 입는 방식’을 제안합니다. 이것이 곧 지속 가능한 세상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브랜드 홈페이지에서는 이러한 철학을 더욱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직원과 가까운 이들이 분기마다 출시되는 수트를 입고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는데, 이를 통해 보네 수트가 성별, 나이, 신체 조건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어울린다는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모든 제품은 100% 유기농 면을 사용해 포르투갈에서 수작업으로 제작하고 있어요.
모든 보네 수트는 포르투갈에서 수작업으로 제작해요. 보네는 환경적 영향과 공정한 노동을 항상 고려하며, 제3자 기관인 True Cost Label의 생애주기 분석(Life Cycle Analysis)을 통해 이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어요. 지금까지 보네 수트는 타이다이, 페인팅, 에어브러시, 자수, 염색, 스티칭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되기도 했습니다.
보네는 다른 브랜드 및 아티스트와 협업하며 브랜드 철학을 더욱 강조합니다. 협업은 단순한 디자인 협력이 아니라, 반드시 보네의 가치와 맞아야 진행되며, 업사이클링·폐자재 활용·리워크 작업에 중점을 둡니다.
<커피찌꺼기로 만든 천연 염료 수트>
보네는 Caffe Inc와 협력해 커피찌꺼기로 만든 천연 염료로 수트를 제작했어요. 이 프로젝트는 2019년 네덜란드 디자인 어워드 베스트 패션 디자인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네덜란드에서는 커피찌꺼기가 대량으로 발생하지만 대부분 소각되거나 혐기성 소화 방식으로 처리된다고 해요. Caffe Inc는 커피찌꺼기에서 염료와 커피 오일을 포함한 유용한 자원을 회수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천연 원료를 사용할 필요가 없고 유해 폐기물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ECCO X Bonne Suits>
보네는 네덜란드 농업 산업에서 발생한 남은 가죽으로 수트를 제작했어요. 과잉 생산을 피하기 위해 이 수트는 주문 제작 방식으로만 생산되었습니다.
<Locks x Bonne Suits 메신저 백>
보네는 판매되지 못한 보네 수트의 데드스톡 원단을 활용해 메신저 백을 제작했어요. Locks 특유의 실용적인 디자인과 보네 수트의 고품질 소재가 결합되어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되었죠. Locks는 암스테르담 기반의 업사이클링 브랜드로, 패션 산업의 폐기물 문제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SMIBANESE UNIVERSITY X BONNE SCHOOL UNIFORM>
보네는 수어트킬 교수님의 요청으로 스미바니즈 대학교의 교복을 제작하기도 했어요. 수리남 고등학교 교복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된 이 교복은 수리남의 문화 유산을 기리고, 젊은 세대에게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또한 교복 판매 수익의 일부는 수리남의 Ons Lust en Rust 학교 지원에 사용되었다고 해요.
보네는 옷을 통한 메시지 전달에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를 위한 활동에도 힘쓰고 있기도 해요.
암스테르담 젤다이크 60번지에 매장을 둔 보네는 과거 어두운 이미지를 가진 이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붙어넣는 재생 이니셔티브를 주도하고 있어요. The New Originals, SMIB, SUMIBU 같은 브랜드와 함께 매장과 창작 허브를 공동으로 세우고 협력하며,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하고 있어요.